이번 휴가 기간에 가족과 함께 옐로우스톤 캠핑을 다녀오던 길에 아치스 국립공원을 찾았다. 이 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공원의 이름이 말해 주듯이 수많은 거대한 바위들이 비바람에 깎여서 어떤 바위들은 아치 모양의 바위로 변하기도 했다. 그 중의 몇몇 바위들은 바위가 깎기다 못해 거대한 구멍이 생겨서 마치 창문 모양으로 변한 바위들도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들 중에서 공원의 끝자락에 터널 모양처럼 바위에 구멍이 나 있는 터널아치를 가게 되었다. 차에서 내려 약 0.7마일쯤 가족들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었다. 터널아치를 바로 앞에 두고 눈앞에 모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돌들이 깎이고 깎여서 부드러운 모래가 된 것 같았다. 막 도착하려는 순간, 둘째 예빈이는 그만 모래 장난에 정신을 빼앗겼다. 집 근처 비치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이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꼼짝을 하지 않았다. 터널 아치에 서서 부르는 엄마와 아빠의 소리를 외면하고 자신의 장난감, 모래놀이를 더 이상 하지 못할까 싶어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모래에 정신이 팔려서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을 놓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내 자신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큰 뜻과 계획이 있을 텐데 눈앞에 있는 것에 정신을 빼앗겨 하나님이 준비해 두신 계획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을 잃어버리기 싫어서 더 나은 것으로 우리에게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을 향해서 울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궁금하다.
성도들에게 받는 질문들 가운데에는 자신들의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관한 것이 있다. 성경에서는 분명히 우리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말씀하고 있는데 왜 내 삶 속에서는 그 계획이 잘 보이지 않는지 질문을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가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나님이 보여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혹시나 우리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매여 있어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우리가 손에 있는 것을 꽉 움켜쥐고 있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것을 받을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손에 있는 것을 놓치게 될까 불안하여 하나님의 뜻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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